마포역과 공덕역 사이에 있는 스시 오마카세 스시소라를 다녀왔다. 나는 회, 해산물과 등을 지고 살았던 사람이었다. 바다생물의 비린맛과 식감이 싫어서 입에도 대지 않았었다. 하지만 이런 게 향수병인 건가.. 먹어본 적이 거의 없는 회와 해산물들이 독일에 있는 동안 너무 먹고 싶어 졌다. 자가격리가 끝나고 내가 제일 처음으로 먹은 집밥은 간장게장이었다. 스스로도 너무 놀랍고 더더욱 놀라운 건 맛이 있다는 것였다. 게다가 먹을 수 있는 폭이 넓어져서 다른 사람들과 음식 메뉴를 정할 때 한결 수월해졌다.
이렇게 눈을 뜬 겸 더 좋은 경험을 하고 싶어서 오마카세 스시소라 마포점 런치를 예약했다.
이날 따라 너무 추웠어서 친구와 바깥에서 대기를 하며 떨고 있었다. 그리고 입장을 했는데 아주 따뜻한 공기가 가득한 작지만 아늑한 공간이 있었다.
두 명의 셰프님과 총 3팀이 있었다.
초밥도 하나씩 나오고 해서 맛은 있지만 배부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큰 착각이었다. 사진도 몇 개를 까먹고 못 찍었지만 중간쯤 됐을 때부터 배가 부르기 시작했다. 식사를 다 하고 나서 너무 배가 불러서 힘들었다. 삿포로 생맥주를 곁들이며 즐겼는데 초밥과 맥주가 참으로 잘 어울렸다.
생각지도 못했던 장소에 데리고 가준 친구에게 너무 고맙고 독일에 가면 이 맛이 그리울 것 같다.. 차라리 아무것도 모르면 덜 생각날 텐데 아주 많이 자주 생각날 것 같다. 아주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그리고 나서 디디피에서 달리 전시를 보았다. 오스트리아에서 이미 달리 전시를 봤었어서 더더욱 기대가 되던 전시였다. 하지만 생각보다 비쌌던 전시비와 내부에서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어서 아쉬웠다.
오히려 내가 가장 흥미롭게 감상했던 건 달리의 판화작업이었다. 그의 방식으로 삽화를 판화로 작업한 것인데 그의 표현법이 아주 인상적이었다.
사람도 많았고 오디오 설명을 듣는 사람이 많아서 줄을 서가며 작품을 봐야 했어서 약간 스트레스를 받았고 판화 외에는 지금 기억에 딱히 남는 건 없다. 하지만 추천을 하고 싶긴 하다. 금전적인 여유가 있어서 입장료가 얼마든 신경이 안 쓰이는 분들께.
느린 마을 막걸리는 내가 좋아하는 술 중에 하나이다. 숙성도에 따라서 봄, 여름, 가을, 겨울 4가지의 맛이 있다.
아쉽게도 가을, 겨울은 다 나가서 여름부터 마시고 봄을 마셨다. 두 가지 맛의 차이는 확실하게 느껴졌다. 내 취향은 봄보다는 여름이었다. 탄산과 적당히 단맛과 신맛이 조화로웠다. 쓰다 보니 또 마시고 싶다….^^;
정말 좋았던 하루였지만 모든 게 다 비쌌다. 독일에 돌아가기 전까지 실컷 즐기다가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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