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독일 유학생 삶/먹고 마시고 생각하고

술과 수치심

by bora-rtist 2022. 3. 15.
728x90
SMALL

 

스트레스로 불안감에 떨고 있던 나를 진정시켜줬던 고마운 맥주

술을 적당히 먹는 게 나는 왜 힘들까.

술 자체를 마시는 것이 즐겁기도 하지만 취하는 느낌도 좋아한다. 술에 취하면 예민한 감각이 둔해지며 생각의 늪에서 해방된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꽤 취하기 시작하면 자기 통제력을 잃고 헛소리를 하기 시작한다. 굳이 할 필요 없는 이야기를 하거나 감정적으로 치우쳐 돌발행동을 한다. 

 

"이 사람은 술을 안 마시면 문제가 없는데.. 술만 마시면 개가됩니다."

무엇이 진짜 모습일까? 술을 마시고 잠시 술 때문에 미쳐서 개가 되는 것일까 아니면 술을 마셔서, 술 덕분에, 본성이 나온 것일까.. 후자가 맞다면 나의 본성은 광년인가. 

 

다음날 술에서 깨고 흩어져있던 기억의 조각들이 갑자기 떠오르기 시작한다. 어제의 나를 뜯어말리고 싶다. 이불 킥을 하며 욕을 읊조린다. 떨리는 마음으로 핸드폰을 확인한다. 카드결제내역과 통화목록 카카오 메시지들의 기록들은 내가 미쳤있었던 것을 명백히 보여준다. 나는 미친 인간임이 틀림없다. 그리고 황급히 지갑을 찾지만 가방에 지갑이 없다. 심장이 쿵하고 떨어지며 피가 손끝 발끝으로 빠져나가는 기분이 든다. 침착하고 바닥에 뒹굴고 있던 겉옷을 뒤져보니 지갑이 있었다. 하늘이시여.. 감사합니다.....!! 

 

나 조차도 이해할 수 없던 어제의 내가 부끄럽고 부끄럽다. 망각은 신이 준 선물 중에 하나인데.. 빨리 신의 선물을 받고싶다. 나의 정신건강을 위해서 적당히 마시며 즐기는 연습을 해야 될 것 같다. 

해장엔 라면

 

 

수치- 

: 수치를 느끼는 마음

 
수치3 
: 다른 사람들을  낯이 없거나 스스로 떳떳하지 못함. 또는 그런 .
 
 
sich schämen
: 부끄러워하다
 
peinlich
: 부끄러운, 창피한

 

Wie peinlich, ich habe gesponnen.. 

 

 

 

728x90
LIST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