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독일 유학생 삶/먹고 마시고 생각하고

자가격리 해제 1일 전 설렘

by bora-rtist 2022. 3. 9.
728x90
SMALL

청량리 선별진료소 바로 옆에 아파트 공사중이다. 원래 저기에 청량리백화점 구관이 있었다... 

 

3월 8일 청량리 선별 진료소에서 PCR 검사를 했다. 집에서 그곳까지 마스크를 쓰고 걸어서 갔는데 오랜만에 걷는 길이라 설렘이 가득했다. 경관이 아름답고 거리가 깨끗한 것은 이 동네에서 기대할 수 없었지만 그 거리에서 있던 추억들이 떠올랐다. 

 

청량리역 바로 앞에 선별진료소가 있다. 그곳에서 일하시는 모든 분들께서 정말 수고가 많으신데 더더욱 수고가 많으신 이유는 바로 코앞에서 교회 단체분들이 마이크로 찬송가를 부르고 소리를 지르신다. 내가 사는 독일에 있는 시골 같은 조용한 동네가 순간 그리웠다. 입구 앞에서 서성이면 관리자 분들께서 왜 왔는지 묻고 QR코드로 문진서를 작성해달라고 한다.

 

줄을 서서 기다리는데 거리두기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러다가 관리자 한 분께서 "양성 나와서 오신 분들 계세요?" 라고 말했고 바로 내 앞 그리고 내 뒤 사람이 양성이 나왔다며 그분을 따라갔다. 음....... 기분이 묘했다. 

 

재밌던 일화도 있다. 해외입국자로 검사를 받으러 왔다고 하니 외국인이냐고 물으셨다. 어떤 사람은 나에게 hello라고 인사도 했다. 사람들이 편견이 없어서 좋다. 

 

그렇게 입구에 들어가서 신분증을 보여주는데, 책상에 <보건소에 가서 검사해야 하는 대상자 목록>에 '해외 입국자'가 있었다. 보건소까지 가기 귀찮아서 청량리로 간 건데 혹시나 이게 문제가 될까 싶어서 여쭤봤더니 상관없다고 하셨다. 검사가 끝난 후 보건소에 전화해서 물어보니 그곳에서 상관없다면 괜찮은 거라고 했다. 그리고 오늘 아침 동대문구 보건소에서 "음성" 결과가 나왔다. 원칙상 입국 날부터 7일째 되는 24시까지 격리기간이라 짐만 가져다 두고 아직 airbnb숙소에 있다.

 

내일 아침 일찍 병원 예약이 있어서 오늘 오후에 잠시 집에 들려서 짐을 두고 왔다. 야옹이들이 나를 보더니 냄새를 맡고 야옹야옹거렸다... 게다가 내 손 냄새를 맡더니 박치기하고 애교를 부렸다. 눈물이 날 뻔한 것을 참고 바로 다시 복귀했다.. 고양이는 주인을 못 알아본다는 말이 있는데 그 말은 틀린 것 같다. 

 

728x90
LIST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