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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유학생 삶/먹고 마시고 생각하고16

그냥 서울 그리고 재미있는 부산 집이 서울에 있고 그 서울의 느낌과 광경에 익숙해져서 그런 건지.. 경상도에 있던 시간들이 새롭고 즐거웠다. 어느 거리를 거닐든 이 말로 정확하게 표현할 수 없집만 부산만의 감성이 있다 … 사람으로 비유하자면 자존감이 아주 높은.. 당차고 자기 주관이 확실한 전문직 종사자지만 취미가 많고 친구도 많아 유머러스하고 융통성 있는 그런 사람의 느낌이 있다. 이곳저곳 돌아다니면서 혼자 낄낄거리며 카메라를 꺼내 사진을 찍는다. 이번에 처음으로 부산까지 비행기를 타고 갔다. 시간 개념 없이 끊은 비행기표는 아쉬움만 남겼다. 다음에 놀러 올 땐 계획도 조금 하고 더 오래 머물다가 가야겠다.. 왜 이곳이 좋을까? 물론 서울도 어느 지역이냐에 따라서 달라지겠지만 지금까지 내가 느낀 서울은 우선 지저분하다. 길거리에 쓰레.. 2022. 3. 20.
술과 수치심 술을 적당히 먹는 게 나는 왜 힘들까. 술 자체를 마시는 것이 즐겁기도 하지만 취하는 느낌도 좋아한다. 술에 취하면 예민한 감각이 둔해지며 생각의 늪에서 해방된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꽤 취하기 시작하면 자기 통제력을 잃고 헛소리를 하기 시작한다. 굳이 할 필요 없는 이야기를 하거나 감정적으로 치우쳐 돌발행동을 한다. "이 사람은 술을 안 마시면 문제가 없는데.. 술만 마시면 개가됩니다." 무엇이 진짜 모습일까? 술을 마시고 잠시 술 때문에 미쳐서 개가 되는 것일까 아니면 술을 마셔서, 술 덕분에, 본성이 나온 것일까.. 후자가 맞다면 나의 본성은 광년인가. 다음날 술에서 깨고 흩어져있던 기억의 조각들이 갑자기 떠오르기 시작한다. 어제의 나를 뜯어말리고 싶다. 이불 킥을 하며 욕을 읊조린다. 떨리는 마.. 2022. 3. 15.
조치원 교동짬뽕, 먹킷리스트 1 오랜만에 친구를 만나러 서울역에서 무궁화호를 타고 조치원으로 갔다. 모든 게 너무 오랜만이었다. 서울로 오겠다는 친구를 굳이 조치원에서 보자고 한 이유는... "조치원 짬뽕"을 먹고 싶어서였다. 독일에 있는 동안 한국에 가면 먹고 싶은 음식을 적은 목록, 먹킷 리스트가 있는데 조치원 짬뽕 역시 그 리스트에 있다. 서울역에서 1시간 30분 정도 타고가면 조치원역에 도착하는데 1시간 30분 시간이라는 시간이 전혀 길게 느껴지지 않았다. 꾸벅꾸벅 졸다 보니 금세 도착했다. 조치원은 변한게 별로 없었다. 여전히 그 자리에 있던 카페에 가서 커피를 마시며 근황을 묻고 이것저것 이야기하다가 목적지인 조치원 짬뽕을 향해 갔는데 재료 소진으로 조기 마감했다.... 너무도 아쉬웠지만 근처에 "조치원 교동짬뽕"집이 있어서.. 2022. 3. 14.
자가격리 해제 1일 전 설렘 3월 8일 청량리 선별 진료소에서 PCR 검사를 했다. 집에서 그곳까지 마스크를 쓰고 걸어서 갔는데 오랜만에 걷는 길이라 설렘이 가득했다. 경관이 아름답고 거리가 깨끗한 것은 이 동네에서 기대할 수 없었지만 그 거리에서 있던 추억들이 떠올랐다. 청량리역 바로 앞에 선별진료소가 있다. 그곳에서 일하시는 모든 분들께서 정말 수고가 많으신데 더더욱 수고가 많으신 이유는 바로 코앞에서 교회 단체분들이 마이크로 찬송가를 부르고 소리를 지르신다. 내가 사는 독일에 있는 시골 같은 조용한 동네가 순간 그리웠다. 입구 앞에서 서성이면 관리자 분들께서 왜 왔는지 묻고 QR코드로 문진서를 작성해달라고 한다. 줄을 서서 기다리는데 거리두기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러다가 관리자 한 분께서 "양성 나와서 오신 분들 계세요?" .. 2022. 3.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