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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유학생 삶21

나의 둘째 고양이와 고양이 변비 고양이는 참 예민한 동물이다. 호기심은 아주 많지만 변화를 싫어해서 환경이 조금만 바뀌어도 스트레스를 받고 몸에 이상 신호가 온다. 나는 고양이 두 마리를 키우는데 오늘의 주인공인 아몬이는 둘째 고양이다. 아몬이는 아주 순하다. 첫째 고양이 찌부에 비하면 단순하다. 아몬이한테 물려본 적은 당연히 없고 그 흔하다던 하악질도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하지만 3일 전부터 아이의 행동이 이상했다. 태어나서 화장실 실수를 해본 적 없던 야옹이가 배변 실수를 한 것이다! 처음으로 발견한 실수는 동생이 아침에 고양이들 밥을 줄 때였다. 고양이 화장실 앞에 실수를 한 건데 누구의 변인지 알 수 없던 상태였다. 두 번째로는 내가 부산에서 돌아오자마자 발견한 이상증세였다. 아몬이가 내 방문 앞에서 마치 화장실에서 응아.. 2022. 3. 22.
그냥 서울 그리고 재미있는 부산 집이 서울에 있고 그 서울의 느낌과 광경에 익숙해져서 그런 건지.. 경상도에 있던 시간들이 새롭고 즐거웠다. 어느 거리를 거닐든 이 말로 정확하게 표현할 수 없집만 부산만의 감성이 있다 … 사람으로 비유하자면 자존감이 아주 높은.. 당차고 자기 주관이 확실한 전문직 종사자지만 취미가 많고 친구도 많아 유머러스하고 융통성 있는 그런 사람의 느낌이 있다. 이곳저곳 돌아다니면서 혼자 낄낄거리며 카메라를 꺼내 사진을 찍는다. 이번에 처음으로 부산까지 비행기를 타고 갔다. 시간 개념 없이 끊은 비행기표는 아쉬움만 남겼다. 다음에 놀러 올 땐 계획도 조금 하고 더 오래 머물다가 가야겠다.. 왜 이곳이 좋을까? 물론 서울도 어느 지역이냐에 따라서 달라지겠지만 지금까지 내가 느낀 서울은 우선 지저분하다. 길거리에 쓰레.. 2022. 3. 20.
술과 수치심 술을 적당히 먹는 게 나는 왜 힘들까. 술 자체를 마시는 것이 즐겁기도 하지만 취하는 느낌도 좋아한다. 술에 취하면 예민한 감각이 둔해지며 생각의 늪에서 해방된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꽤 취하기 시작하면 자기 통제력을 잃고 헛소리를 하기 시작한다. 굳이 할 필요 없는 이야기를 하거나 감정적으로 치우쳐 돌발행동을 한다. "이 사람은 술을 안 마시면 문제가 없는데.. 술만 마시면 개가됩니다." 무엇이 진짜 모습일까? 술을 마시고 잠시 술 때문에 미쳐서 개가 되는 것일까 아니면 술을 마셔서, 술 덕분에, 본성이 나온 것일까.. 후자가 맞다면 나의 본성은 광년인가. 다음날 술에서 깨고 흩어져있던 기억의 조각들이 갑자기 떠오르기 시작한다. 어제의 나를 뜯어말리고 싶다. 이불 킥을 하며 욕을 읊조린다. 떨리는 마.. 2022. 3. 15.
조치원 교동짬뽕, 먹킷리스트 1 오랜만에 친구를 만나러 서울역에서 무궁화호를 타고 조치원으로 갔다. 모든 게 너무 오랜만이었다. 서울로 오겠다는 친구를 굳이 조치원에서 보자고 한 이유는... "조치원 짬뽕"을 먹고 싶어서였다. 독일에 있는 동안 한국에 가면 먹고 싶은 음식을 적은 목록, 먹킷 리스트가 있는데 조치원 짬뽕 역시 그 리스트에 있다. 서울역에서 1시간 30분 정도 타고가면 조치원역에 도착하는데 1시간 30분 시간이라는 시간이 전혀 길게 느껴지지 않았다. 꾸벅꾸벅 졸다 보니 금세 도착했다. 조치원은 변한게 별로 없었다. 여전히 그 자리에 있던 카페에 가서 커피를 마시며 근황을 묻고 이것저것 이야기하다가 목적지인 조치원 짬뽕을 향해 갔는데 재료 소진으로 조기 마감했다.... 너무도 아쉬웠지만 근처에 "조치원 교동짬뽕"집이 있어서.. 2022. 3.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