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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유학생 삶/독일 유학생의 솔직한 잡담

독일 유학생의 솔직한 잡담 2: 독일 미대 입시 준비를 위한 팁_ 마페(Mappe)편 | 마페 주제, 마페베라퉁, 마페 개인 과외, 마페 그룹

by bora-rtist 2023. 8.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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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타고 다른 도시로 마페 제출하러 가던 길

 
안녕하세요.
독일로 미대 유학을 생각하고 계신 분들께 도움이 되길 바라며.. 저번 편에 이어서 미대 입시 중에 알면 좋을 마페 관련 몇 가지 팁을 적어볼까 합니다. 
 
https://borartist.tistory.com/24

 

독일 유학생의 솔직한 잡담: 독일 미대 유학 준비중인 여러분들께..

안녕하세요. 오늘 솔직하게 독일 미대 유학에 대한 저의 짧은 생각을 적어봅니다. 1. 유학을 결심하게 된 계기 저는 중3 겨울방학 때부터 미대 입시를 준비했었어요. 어릴 때부터 그림 그리는 것

borartist.tistory.com

 
 
1. 마페 주제
학교마다 요구하는 조건이 다르므로 반드시 각 사이트를 확인해주세요! (작업 개수, 크기, 제출방법 등등)
 
일반적으로 마페를 준비할 때 대부분 비슷한 고민을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무엇을 어떻게 그려야,만들어야 혹은 찍어야 하느냐>
<주제 설정을 해야하는가>
<하나의 주제를 정해서 그 주제에 맞는 15~20개의 작업을 제출해야 하는가 혹은 다 다른 주제로 작업을 해야 하는가>
 
이 세 가지 물음의 공통점은 바로 "주제 설정"인데요, 저의 의견은 "디테일한 주제 설정은 안 하셔도 됩니다."입니다.
 
예를 들어,
베를린 바이젠제 회화과에 지원을 위해 마페를 준비하는 A와 B 씨가 있습니다.
A씨는 평소 환경문제에 관심이 많았어서 [환경을 파괴하지 말자.]라는 주제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합니다.
첫 번째 그림:  혐오감이 드는 쓰레기 더미가 버려져있는 풍경화, 두 번째 그림: 바다에 버려진 비닐을 먹고 죽어 썩은 물고기들 하지만 썩지 않은 비닐과의 대조가 눈에 띄는 그림, 세 번째 그림: 그렇게 죽은 물고기를 요리해서 먹은 무지한 인간의 초상화. 등등.. 
반면 B 씨는 20개의 각기 다른 주제들로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 작업: 자신의 우울한 감정을 '검은색'으로 선과 면으로 표현한 초상화, 두 번째 작업: 쓰레기통 위에 떨어져 죽은 새끼 다람쥐 그림, 세 번째 작업: 식탁 위에 놓인 빈 와인잔과 담배꽁초를 그린 정물화. 등등..
 
글쎄요. 어떤 작업이 더 좋다는 말은 못 하겠습니다. 둘 다 흥미롭지 않을 수도 있죠! ㅎㅎ
그렇지만 굳이 디테일한 주제를 정하고 그 주제에만 맞춰서 마페를 만들면 나의 관심사와 예술적, 비판적 관점 그리고 다채로운 개성을 보여주기 힘들 수 있습니다.
 
저는 "'주제 설정'보다는 '관심사 설정'을 생각해 보는 게 어떨까?"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A 씨의 작업은 이미 정해진 답이 있는 느낌이 듭니다. '환경을 파괴하는 건 나쁜 거니까 하지 마'라는 틀 안에서만 작업들이 읽힙니다. 만일 '환경오염'이라는 조금 더 열려있는 관심사로 작업을 이어나갔다면 좀 더 다양한 작업이 나오지 않았을까요? 
 
예를 들면,
환경 파괴 반대: 환경이 파괴된 혹은 되고 있는 상황들의 나열, 개인적 경험과 어떻게 하면 환경을 보호할 수 있을지 방안 등...
환경오염: 역사적 관점에서 바라본 산업화의 산물인 철도와 증기기관차를 분해해 표현한 콜라주, 사회적 관점에서 바라본 환경오염과 비용문제를 풍자한 작업, 파도가 치는 태안 해안가에서 찍은 일출, 일몰 사진.. 등.  -> 큰 맥락으로 보면 환경 파괴 문제에 비판적인 시각을 엿볼 수 있음.
 
저의 예시가 다소 편협적일 수 있지만..
이 마페로 내가 보여주고 싶은 나의 관심사그 관심사에 대한 나의 관점, 그리고 다양한 실험적인 표현 방법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불안감

 
 
2. 마페베라퉁 (Mappenberatung)
저는 마페베라퉁을 받아 본 적이 없습니다.
 
마페 제작 중에 방향성을 못 잡겠을 때, 의견을 구하고 싶을 때 마페베라퉁은 긍정적일 수 있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추천하지만 굳이 무조건 마페베라퉁이 필요한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설레는 마음 반, 걱정되는 마음 반으로 교수에게 작업을 보여주고 갈피를 잃은 지원자들이 많았습니다.
저도 지원시기에 베라퉁을 받고 좋은 인상을 남긴 학생들을 우선 선별해 놓고 그 학생들이 최종 합격한다 라는 말을 어디선가 들어서 불안했었습니다. 하지만 교수가 이러한 부분이 부족한 것 같다는 피드백을 듣고, 그로 인해 방향이 완전히 바뀌어서 이것도 저것도 아니게 된 상황이 생긴다면 굳이 목숨 걸고 마페베라퉁을 받아야 할까요..? 자신의 소신을 믿으면 좋겠습니다. 의견을 듣는 건 아주 중요하지만 자신의 가치관 내에서 수용할 건 수용하고 아닌 건 흘려보내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내가 가고 싶은 학교의 교수가 의견을 냈을 때 그걸 그냥 의견이라고 생각하고 취할 건 취하고 버릴 건 버릴 수 있는 지원자가 몇이나 될까요.. 
 
 
 
3. 마페 개인과외, 그룹과외
위와 같은 맥락에서 방향성을 못 잡겠을 때 필요하다면 마다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절박한 심정에서 과외를 찾는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저 또한 그랬습니다. 하지만 저는 마페 과외에 대해 다소 회의적입니다. 나의 예술관은 내가 발전시키고 표현하는 게 맞다는 입장입니다. 물론 합격생들을 많이 배출해서 나름의 노하우가 있을 수는 있지만 그것만이 정답은 아닙니다. 
 
 
 
4. 자신의 소신
자신의 작업을 믿었으면 좋겠습니다. 미대에 입학하기 위해서 정해진 입시의 틀이 있고 그림을 잘 그려야 합격하는 한국과 같은 시스템이 아닙니다. 자신의 예술에 대한 열정과 관심, 관점 이 모든 걸 마음껏 보여주면 좋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저 또한 과거에 같은 지원자였고 그 당시의 경험담과 현재 독일에서 학교를 다니며 보고 느낀 것을 토대로 작성되었습니다. 
개인적인 경험에서 나온 하나의 의견이니 다른 경험담이 있으면 공유해 주세요~
 
다음 3편에서 만나요! 
L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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