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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유학생 삶/독일에서 채식하기

페스코 베지테리언(pesco-vegetarian)과 락토 베지테리언 (Lacto-Vegetarian) 어느 중간에 있는 독일 유학생의 기록: 동물성 식품 줄이기 시작한 나의 이야기 in 독일 + 채식주의자 종류

by bora-rtist 2023. 8.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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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가장 좋아하던 음식은 제육볶음과 돈가스, 돼지고기를 넣은 김치찌개였다. 그랬던 내가 채식을 시작하게 되었다.

사실 계속 느끼고 있었다. 고기를 먹은 후에는 배에 가스가 많이 차고 냄새도 고약하고 속이 너무 더부룩해서 불쾌감을 느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고기를 먹었던 이유는.. 딱히 없다. 그냥 계속 그렇게 살아왔어서 고기를 그만 먹어야겠다는 생각조차 하질 못했다. 불편함을 느꼈었지만 습관성으로 육식을 이어갔었다. 독일에 온 후에도 고기를 계속 먹었다. 집에서 삼겹살과 목살을 구워 먹는 일이 많아졌었다. 가격도 싸고 포만감도 좋고 향수병 예방으로도 좋았다. 하지만 삼겹살과 목살을 구워 먹은 후에는 하루종일 방귀와 트림으로 고통받았다.

 

코로나 학기가 지나간 후 학교에서 수업을 하게되었고 점심시간엔 멘자(Mensa)에서 밥을 먹는 일이 잦아졌다. 우리 학교 멘자에는 채식메뉴밖에 없다. 그런 메뉴에 거부감은 없었지만 낯설긴 했다. 많은 학교 친구들은 각자 도시락을 싸왔는데 대부분 집에서 직접 만든 요리나 생채소를 챙겨 왔다. 어느 순간부터 학교 친구들과 있는 순간엔 고기를 먹지 않았다. 어쩌면 그땐 가식이었을 수도 있지만 그렇게 나에게도 변화가 찾아왔다.

 

 


 

채식주의자 종류

  채소 유제품 달걀 생선 닭고기 붉은 살코기
비건 O          
락토 베지테리언 O O        
오보 베지테리언 O   O      
락토 오보 베지테리언 O O O      
페스코 베지테리언 O O O O    
폴로 베지테리언 O O O O O  
플렉시테리언 O O O O O O

 

    • 비건 (Vegan): 동물성 제품을 모두 배제하는 채식주의자로, 고기, 가금류, 어류, 유제품, 계란 등의 동물성 식품을 섭취하지 않습니다. 또한 동물성 성분이 포함된 제품을 피합니다.
    • 락토 베지테리언 (Lacto-Vegetarian): 유제품을 포함하여 동물성 식품을 섭취하지 않으면서도 유제품은 섭취하는 채식주의자입니다. 즉, 고기와 계란은 피하지만 우유와 유제품은 먹습니다.
    • 오보 베지테리언 (Ovo-Vegetarian): 계란을 섭취하지만 유제품과 동물성 식품은 섭취하지 않는 채식주의자입니다.
    • 락토 오보 베지테리언 (Lacto-Ovo Vegetarian): 유제품과 계란을 섭취하지만 고기와 어류 등 동물성 식품은 섭취하지 않는 채식주의자입니다. 이 유형은 일반적으로 가장 널리 알려진 채식주의 형태입니다.
    • 플렉시테리언 (Flexitarian or Semi-Vegetarian): 동물성 식품을 가끔 섭취하면서도 주로 식물성 식품을 섭취하는 채식주의자입니다. 육식과 채식을 유연하게 조절하여 식단을 구성합니다.
    • 폴로 베지테리언 (Pollo-Vegetarian or Pollo-Pescatarian): 가금류와 어류는 섭취하지만 고기와 어류를 제외한 다른 동물성 식품을 섭취하지 않는 채식주의자입니다.
    • 로타리언 (Rotarian): 매주 하루를 선택하여 그날만 채식식단을 따르는 사람을 가리키는 용어로, "로타리언 월요일"과 같이 특정 요일을 선택하기도 합니다.
    • 로우 푸드 (Raw Food): 식물성 식품을 무엇이든 열을 가하지 않고 원료 그대로 섭취하는 채식주의자입니다. 대부분의 음식을 삶거나 조리하지 않습니다.

점점 스스로 식물성 식단을 선택하는 빈도가 높아지면서 집에서 한식을 해먹는 일이 줄어들었지만 아쉽진 않았다. 한식이 물론 그립지만 한식재료를 구하러 아시아마트에서 비싸게 살 필요도 없어졌고, 음식을 만든 후 강한 음식냄새로 하루종일 환기를 시키지 않아도 돼서 좋았다. 냄새에 너무 예민한 사람이라 음식냄새가 덜 나는 부분이 나에겐 큰 장점이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더 이상 직접 정육점에서 고기를 사진 않았지만 소시지는 여전히 단골 장 보는 품목 중 하나였다.

 

학교, 일, 스트레스 등으로 너무 고생을 했던 탓일까.. 어느 순간부터 속이 불편함을 넘어서 자주 토하기 시작했다. 문제는 무엇을 먹던 약간 간이 되어있는 음식을 먹으면 힘들었다. 그렇게 좋아하던 라면도 1 봉지를 다 먹지도 못하고 속이 더부룩해서 더는 먹지 못하게 되었다. 강제적으로 순하고 가벼운 음식을 먹어야만 했다. 몇 달을 그렇게 지낸 후 건강이 회복되고 다시 라면을 먹기 시작했다. 다시 원래대로 먹고 싶은 것을 먹을 수 있게 된 기념으로 친구들과 중식당에 가서 육류 요리를 시켰었는데 그때 기점으로 돼지, 소에 입에도 대지 않기 시작했다. 

 

고기냄새가 너무 역겨웠다. 요리에 문제가 있었을 수도 있지만.. 고기 냄새가 너무 역겨워서 더이상 먹을 수 없었다. 한동안 순한 요리만 먹어서 그랬는지 아니면 코로나 후유증으로 냄새를 잘 못 맡게 되었었는데, 이제 점점 후각이 돌아와서 그런 건지... 비위가 상해서 먹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더 이상 고기를 먹고 싶지 않았다. 정말 예민할 땐 계란 냄새도 비위 상해서 먹지 않았다. 

 

보통은 자연을 생각해서 채식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나는 육류 냄새를 견디질 못하고 소화불량에 시달려서 어찌저찌 채식주의자가 되었다. 현재는 훨씬 편안한 식사시간과 이후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몸이 가벼워지고 토하는 일이 없어졌다. 고기가 그리워서 고기 대체음식을 찾는 일이 거의 없다. 왜냐하면 고기를 생각하면 바로 그 역겨운 냄새가 바로 생각나서 입맛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반대로 싫어하던 생선을 조금은 먹기 시작했다. 고기보단 생선을 먹게 된 것이다. 그렇지만 그 빈도도 아주 낮다. 

 

독일에서 채식하기는 한국에서 보다는 훨씬 쉽다. 비건 제품도 정말 많고 한국처럼 고기나 멸치로 우려낸 육수를 쓰는 음식이 많지 않다. 스스로를 채식주의자라고 인지하기 시작한건 얼마 되지 않았다. 이젠 스스로도 채식주의자라고 생각할 만큼 식단을 유지하고 있고 앞으로도 지속해 나갈 것이다. 나는 나의 선택에 만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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